[기고] 지역공공의료시스템을 구축해야 | 차성수 | 2024-03-1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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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지역공공의료시스템을 구축해야 [인천일보 시론 2024년 3월 11일자] 의사수 증원 논란이 시끄럽다. 정부는 의사수
2000명 증원을 주장하고 있으나 결말이 어떻게 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그동안 지적되어온 필수의료와 지역의료의 부족 문제와
관련 전체 의사수만 드러나게 의제화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지금은 전체 의사수가 주로 이슈지만, 전체 의사수가 아니라 필수의료 의사수와 지역의료 의사수가 중요하다. 아무리 의사가 늘어나도 비필수의료에 쏠리고 서울 대형병원으로 의사가 가버리면 문제는 해결이 안 된다. 의사수 증원 반대 논리로 우리나라 의사수가 많다고 하면서 전체 의사수와 인구 대비 의사수비율을 논해봐야 의미가 없는 것이 이 때문이다. 전체 의료비가 증가해도 미용이나 비필수 의료 영역으로 지출되는 의료비만 많이 늘어난다면 문제 해결은 요원하다. 중요한 것은 전체 의사수나 의료비가 아니라 필수의료 분야와 지역의료 분야에 제대로 의료시설과 의사가 있느냐인 것이다. 의사수 증원 정책을 내놓았다면 그 의사들이 필요한 곳으로 가도록 정책이 나와주어야 한다. 특히 어렵게 의료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와 시민사회가 이렇게 강렬한 논쟁에 뛰어들었다면 이번 기회에 본질적인 문제까지 해결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의협이나 정부가 수가를 올리고 보상을 확충함으로 의사를 유인하겠다는 주장은 한계가 분명하다. 기피과의 수가를 올린다고 해도, 필수의료 의사가 아무리 늘어나도 기피과를 운영할 민간 병원이 없다. 기피과에는 환자 수요가 부족하고 수요가 부족하면 의료 시장 논리상 민간 병원은 해당 분야를 운영하지 않는다. 수요가 부족한 지역에 병원이 들어서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다. 결국 필수의료 부족과 지역의료 부족의 근본 원인은 의료시장 시스템이다. 의사 부족만이 아니라 필요한 영역을 담당할 병원이 부족하다. 정부와 의협은 민간의료시장시스템을 불변하는 체제인 양 전제하고 그 안에서만 정책을 생산하는 것이 한계다. 민간의료시장에서 수요가 부족한 분야는 공공의료 형식으로 의무적으로 운영하는 의료시설이 있도록 해야 한다. 인천이 의료취약지역으로 분리되는 것은 공공의료가 취약하기 때문이다. 병상수에서 공공의료 비율은 4.6%로 전국 9.7%, 서울 10.7%에 비해 매우 부족하다. 공공의료가 부족하면 감염병 대응, 의료취약계층 지원, 필수의료 서비스 보장에서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정부가 추진하는 지역필수의사제만으로 해결이 안 되는 이유는 지역의사를 양성해도 지역 내에 비필수 분야로 가버리면 결국 지역의 필수의료분야의 문제는 해결이 안 되기 때문이다. 인천은 의료시설의 절대수가 부족한 것이 아니고, 공공의료 영역이 부족한 것이 문제인데 지역의사제로 의사를 양성한다고 해도 필수의료 분야가 자동으로 보완되지는 않는다. 현재의 의료 문제를 해결하려면 지역공공의료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민간 의료시장의 단점으로 발생한 문제인만큼 공공의료시스템으로 보완해야 하며 그러한 시스템이 인천지역에서 완결적으로 구축되어야 한다. 공공의료시설과 공공의사교육이 하나의 시스템 안에서 동시에 구축이 되어야 한다. 공공의료시설과 연계되지 않는 지역의사는 해결책이 아니다. 공공의료시스템이 지역 내에서 하나의 생태계로 자리 잡을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인천시는 지역공공의료시스템의 구축을 하루빨리 계획하고 추진해나가야 한다. 현재 추진 중인 제2의료원 설립과 함께 지역 공공의대가 함께 설립되어야 한다. 그리고 의료사관학교 방식의 지역공공의대에서 양성한 의사인력이 의료공무원제도 형식으로 지역공공의료시설에서 의무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역공공의료시스템을 만들어내야 한다. 정부가 제시하는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서는 지역의료혁신 시범사업을 신설하여 권역별로 3년간 최대 500억원 규모를 지원한다고 한다. 정부의 지원에 발맞추어 인천은 '혁신적인 지역공공의료시스템'을 제안하고 이를 구축해나감으로써 인천이 대한민국의 의료를 선도해 나가야 한다. /차성수 인천YMCA 사무처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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