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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자치경찰위원회에 바란다 운영자 2024-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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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자치경찰위원회에 바란다

인천일보 2024. 4. 23

지방자치 실현 이후 현실적인 변화를 느끼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지방자치의 한 부분인 자치경찰도 마찬가지로 현실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자치경찰은 오래 걸리겠지만 큰 변화이기에 하나하나 잘 만들어가야만 한다. 그동안 해왔던 자세와 태도를 그대로 가지고 가려 해서는 안 된다. 경찰조직은 경직될 수밖에 없는 조직이므로 오랫동안 자리 잡은 습성이 하루아침에 변화하기는 어렵다. 그러기에 더더욱 커다란 변화의 원칙을 굳게 붙잡고 가야 흔들리지 않는다.

커다란 변화의 원칙은 바로 경찰 행정사무의 민주적 변화다. 중앙 집중적 운영으로 상부만 바라보던 경향에서 시민을 바라보고 시민과 함께 가는 것으로의 변화다. 경찰이 민중을 향한 몽둥이가 아닌 민중을 위한 지팡이로 제대로 서기 위한 길이다. 중앙 상부의 획일적인 지시에 따라 지역 현장에 맞지 않는 억지 행정을 하는 부조리가 깨지는 것이다.

아직 해야 할 과제는 너무나도 많다. 경찰법뿐 아니라 지방자치법도 개정해야 하고, 별도의 자치경찰법을 만들어야 한다. 경찰법으로만 단순하게 규정해놓으니 경찰청이든 행정안전부든 명확하게 규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이원화의 문제다. 현재처럼 자치경찰위원회(자경위)의 경찰조직 운영이 인천경찰청에 위임된 형태로는 자경위가 실질적인 권한도 역할도 수행할 수가 없다. 자경위 사무처에서 진행하는 별도 자체 사업 외에는 경찰 사무에 대한 통제나 지휘를 사실상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니 경찰청도 자경위를 실질적으로는 단순한 자문기구 수준이라 여기고 있다. 자경위가 예산과 조직을 이양받아 이원화로 독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인천자치경찰단을 만들고 거기에 맞는 예산 편성을 받고 자치선거로 경찰단장도 선출해야 한다. 현재 자경위에 안전, 아동·청소년, 교통 사무를 넘겼다고 하더라도 사실상 인사권이 없는 자경위의 지휘가 제대로 이행되기는 어렵다. 이원화 이전에라도 현재의 인사권을 실제로 행사해야 한다. 형식적 승인을 넘어서 영향권으로라도 행사해야 한다. 인사위원회의 역할을 행사하는 사무행정구조를 만들어서라도 실질적으로 인사권을 행사해야 한다.

불행히도 이런 과제들은 지자체 단독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 국가경찰의 예산과 조직에 대한 권한을 지방에 이양해야 가능한 것들이 많다. 그래서 현재 자경위에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사회와 함께 가는 것이다. 자치경찰에 대한 시민의 지지와 여론을 끌어내는 것이 현재로써는 가장 시급하다. 시민의 지지와 요구를 바탕으로 중앙정부에서의 빠른 변화를 요구할 수 있다.

최우선으로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강하게 추진해야 한다. 현재로써 자경위는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협력하는 것을 역점사업으로 추진해야 한다. 시민과 직접 대면하는 경찰조직을 경찰청이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자치경찰을 시민이 체감하기 어렵다. 홍보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인위적 홍보가 필요한 게 아니라 그만큼 시민과 대면하는 사업을 해야 한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알려져야지 인위적으로 자경위가 있다고 홍보해서 알려지는 건 차라리 재원 낭비이며, 홍보로 시민들이 자경위를 지지하게 만들 수 있다는 사고도 시민을 우중으로 보는 과거식 사고다.

지역사회와 함께하려는 기본적인 자세가 중요하고, 현재의 시민참여협의체도 형식적인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되도록 하고 제대로 협력하고 활용해야 한다. 또한, 자치경찰위원회의 위원 구성도 그러한 방향에 맞춰야 한다. 위원 구성에 있어서 시민사회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위원은 인천시교육감 1명, 경찰청 1명, 인천시의회 2명, 위원추천위원회가 2명씩 추천하게 되어있는데 시의회 추천은 시민사회로 해야 마땅하다고 본다. 더불어 여성계와 청소년계, 인권단체 등의 참여와 동의가 충분히 있어야 한다. 시민과 함께 가는 자경위만이 시민들의 지지를 받아 앞으로의 과제를 해결할 힘을 받을 수 있다.

/차성수 인천YMCA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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