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속가능한 지역예술에 민간예술단 지원 필수 | 운영자 | 2025-09-3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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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지속가능한 지역예술에 민간예술단 지원 필수인천일보 2025년 8월 27일자
지역예술의 지속가능에 대해 말하자면 두 가지 생각할 점이 있다. 첫째 예술 다양성의 문제다. 다양하지 못함의 문제는 지속할 수 없다는 것이다. 생물 다양성의 중요성은 다양성이 없으면 진화적으로 생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예술의 영역도 마찬가지이다. 다양성이 확보되지 않은 획일적인 문화예술은 시대의 흐름과 변화에 따라 소멸할 수밖에 없으며, 획일화된 문화예술은 그 다음 세대를 이어받을 맹아를 양성해내지 못한다. 둘째 지역예술 생태계의 문제다. 자생할 수 있는 지역예술 생태계가 형성되지 못하면 지역예술은 고사할 수 밖에 없고, 관에 종속되는 경우 지역예술은 풍부함을 잃고 단종의 길을 걸을 것이다.
예술은 인간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는 중요한 사회적 산물이며, 문화 발전의 핵심 요소다. 다양한 예술적 표현이 공존해야 사회는 더 풍요로워지고 창의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공립예술단과 민간예술단의 운영과 지원 방식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 공립예술단은 안정적인 운영 기반을 갖추고 있다. 주로 공적 자금을 통해 운영되기 때문에 재정적 불안정성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그러나 이러한 안정성은 때로는 예산 집행의 비효율성을 초래하기도 한다. 공공 자금이 방만하게 사용되면 운영 목적과 성과가 흐려지고, 예술적 도전 정신이 약화할 수 있다. 더욱이 관료적 절차와 과도한 규제는 창작의 자유를 제약할 위험이 있다. 반면 민간 예술단체들은 자생하기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다. 민간예술단체들은 자금 조달과 생존을 위한 경쟁 속에서 창작 활동을 지속해야 한다. 이러한 구조는 예술적 다양성을 저해하고 특정 상업적 취향에 치우친 결과를 강요하게 된다. 따라서 민간 예술단체의 자립을 돕는 지원 체계가 절실하다. 다양한 지원의 방법을 만들어내야 한다.
예술의 다양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공공 자금을 효율적으로 분배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공립예술단에 과도한 자금을 투입하기보다는 다수의 민간 예술단체가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지금까지 공모사업 확대, 창작 공간 제공, 경영 컨설팅 등 형태로 이루어져 왔지만 지역예술가들의 안정적인 활동을 확보하기에는 부족한 지원 형태라 할 수 있다.
이제 민간 예술단체에 대한 안정적 재정 지원을 생각해봐야 한다. 공립예술단에 대한 지원의 당위성은 인정하면서 민간예술단에 대한 안정적 재정 지원의 당위성은 인정해오지 못한 것이 지금까지 예술정책의 현재였다. 그것은 전통예술의 유지가 공공적 당위성을 가진다는 과거의 사고 방식이 여전히 강하게 유지되고 있는 탓이기도 하다. 하지만 점차 문화예술의 다양성이 중요한 가치로 인식되고, 시민들의 문화예술 향유가 중요한 정책으로 인정되기 시작하면서 민간예술단이 지역에서 문화예술적 생산을 다양하게 해나가는 것에 대한 중요성은 높아지고 있다. 공립예술단은 전통예술 계승 발전의 자기 역할을 하고, 지역예술의 다양성을 확보해나가는 방안으로 민간예술단에 대한 지원 정책을 고민하고 만들어가야 할 시기가 되었다. 현재 중앙에서 진행되는 지역대표예술단 지원사업을 확대하여 지역에서 운영하도록 하는 방안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
예술의 다양성은 사회의 문화적 풍요로움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공립예술단의 안정적인 운영은 필요하지만, 하나의 단일한 예술단체에 올인하는 것은 문화예술 생태계를 황폐화할 수 있는 길이다. 다양한 민간 예술단체가 지속해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예술 생태계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이러한 균형 잡힌 지원 정책이야말로 문화적 다양성을 풍성하게 만드는 길이다. 다양성이 없는 집단은 소멸할 수밖에 없다.
/차성수 인천YMCA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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