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 잼버리와 우리 사회 - 김홍섭 | 운영자 | 2023-09-0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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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와 우리 사회
김홍섭 장로(인천YMCA 부이사장,인천대 명예교수)
국제 스카우트는 영국의 로버트 베이든 포엘(Lord Robert Baden Powell, )경이 1907년 보이스카우트를 창설하고, 1910년 걸가이드(Girl Guides) 운동으로 걸스카우트도 시작되어 174개국 약 5.7억 명의 청소년과 5백만 명의 성인지도자들(2023년 기준)이 참여하고 있는 국제 청소년 단체다. 제1차 세계대전 이전까지의 보이스카우트는 소년 정찰병에 가까운 기능을 담당했다. 1차 대전 중에 많은 사상자가 생기자, 전쟁 지향적이던 방향을 바꾸어 평화와 상호 간 우호 증진으로 전향했다.
필자는 1960년대 말 시골 중학교에서 처음 보이스카우트에 관심을 갖고 활동하여 많은 기억할 만한 경험들을 갖고 있다. 가장 기억하는 것은 “준비”구호이다. 가운데 손가락 세 개를 세우고 엄지와 새끼손가락을 이어 경례하는 특별한 경례법이다. 당시 우리 국민소득이 낮아 보이스카우트 단복을 마련하는 것이 어려워 모자와 스카프만 쓰고 매던 기억이 있다.
요즘 세계에 한국 잼보리에 대한 뉴스로 시끄럽다. 다양한 논의와 주장들이 난무하며 정치적 입장에 따라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2023한국에서 개최된 세계잼버리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가능할 것이나 필자는 다음 사항들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많이 지적되는 문제점으로는 먼저, 충분하고 상황에 적절한 준비 부족을 들 수 있다. 스카우트의 구호가 “준비”이듯이 매사에 특히 국제적인 큰 행사에 적절한 준비의 미흡을 들 수 있.다, 제대로 된 준비란 사전적(ex ante)인 것과 사후적인(ex post)것이 동시에 그리고 현장 적응적 세부 계획과 준비 및 대응을 의미한다. 특히 참가자들의 안전, 건강과 위생, 식사와 잠자리 그리고 청결과 질병 및 감염에 대한 준비와 신속한 대응의 미비를 들 수 있고, 성추행 등 인권상황도 발생한 점들을 큰 문제로 들 수 있다.
둘째, 현장에 대한 이해와 분석이 미비했다. 문제와 상황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응한 신속한 현장 대응 및 진행 시스템 부적절성과 조직, 운영도 미흡했다. 물론 태풍은 정확한 예측은 어려워도 시기적으로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계절적 여건을 깊이 분석, 고려할 필요가 있었다. 더위와 식사, 화장실, 식수, 그리고 온열과 코로나 19등에 대한 현장 대응 및 계획이 미비를 들 수 있다.
셋째, 잼버리를 전체적으로 진행하는 통제 기능( Control tower)의 미비를 들 수 있다. 공동 조직위원장(행안부 장관, 문체부 장관, 여가부 장관)들의 권한과 책임 등 과업의 분권과 조화가 이루어지지 못했고, 무엇보다 통제기능의 부재를 들 수 있다. 물론 국무총리가 개입하여 급한 상황과 위기를 극복하는데 일익을 담당하기는 하였다.
넷째, 잼버리 정신의 훼손이라는 사무총장의 말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스카우트 정신이란 책임감·모험심·연대의식을 통해 사회의 척후 역할을 수행하며, 건전한 시민정신을 심어주고 다양한 야외생활과 관련 기술을 개발하며, 잼버리에 참가 단원은 대자연 속에서 단체생활을 통해 심신 단련, 지도력을 배양 등을 목표로 한다.
다섯째, 이번 잼버리의 문제점들에 대한 외국 언론의 지적이 많았으며, 중앙정부와 권력부문의 강압적 개입을 지적한 언론도 있었다.
그럼에도 이번 잼버리에서 우리는 나름의 성과를 얻었다고 할 수 있다. 첫째, 1991년 제17회 세계잼버리 행사(강원도 고성군 설악산 신평벌)에 이어 두 번째로 세계잼버리를 유치, 진행하여 스카우트 활동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을 증대시킨 점을 들 수 있다. 둘째, 태풍 ‘카눈’의 급작스런 상륙으로 어려워진 여건에도 비상대처로 잼버리를 잘 마무리한 점을 들 수 있다. 셋째, 지자체와 기업들의 신속하고 적절한 지원, 대처를 들 수 있다. 준비 미흡과 태풍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잼버리를 전국의 주요 지방자치단체들의 협력으로 마무리를 잘 할 수 있었다. 특히 현대자동차 등 주요 기업들의 적절한 지원과 배려로 긍정적 이미지를 세울 수 있었다. 넷째, K Pop 등 한국의 대중문화와 각 지역의 전통문화 등의 관람과 탐방으로 한국의 풍성한 문화와 영향력에 긍정적 인식을 높일 수 있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의 대미를 장식하는 'K팝 슈퍼 라이브'가 8. 11일 오후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되어 뉴진스, 아이브, NCT 드림, 있지(ITZY), 마마무, 더보이즈, 셔누 & 형원, 프로미스나인, 제로베이스원, 강다니엘, 권은비, 조유리, 피원하모니, 카드, 더뉴식스, ATBO, 싸이커스, 홀리뱅, 리베란테 등 총 19개 팀이 공연해 잼버리 참가자들의 마음을 달래주었다.
근래 우리사회는 416 세월호 사건, 10‧29 이태원 사건 등 대형 사건과 여타 사건들에서 정부의 책임 있는 준비와 현장 대처의 미흡 등을 지적받고 있다, 제대로 된 사과도 부족하며 재발방지를 위한 시스템의 정비 등도 답보상태라 할 수 있다. 사건 사고의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 주무 장관 등의 사과와 국민 불안과 인권 보호, 국민의 안정과 행복권 추진 미흡에 대한 진솔한 사과와 책임 있는 대응이 부족하다. 주요 언론 등은 사건의 진실, 균형보도에 현저히 미흡하며 예방적 대안과 담론 제시에도 매우 미흡한 상태라 할 수 있다. 진영과 계층의 이익에만 관심이 크며 참 선진 국가와 국민들의 생명, 소득, 안전과 약자들에 대한 배려의 결여를 지적받고 있다.
이번 잼버리 사태에서 보듯 중앙정부와 집권층의 안일한 준비와 대처는 지적받을 수밖에 없다. 다만 우리 국민과 기업 및 지자체 등의 신속한 협력과 대응 그리고 전통문화와 K pop 등 우리의 문화적 힘과 저력으로 위기를 잘 치러 낸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 할 것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나라의 전 분야에서 심대한 자성과 변화 및 개선의 노력이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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